닥터김의 황반변성 이야기 28 – 멀쩡하던 눈도 나빠졌어요
안녕하세요? 망막전문의 김재휘입니다.
오른쪽 눈에 황반변성 진단 후 주사 치료중이던 환자 한 분이 있었습니다.
진단 후 1개월 정도 지난 시점이었고, 주사를 2회 시행 후 간단하게 염증을 확인하러 오시는 날이었는데, 진료 후 일어서면서
‘선생님.. 그런데 요즘 왼쪽 눈도 조금 침침해 보이는 느낌이 있어요.’
하고 말씀하시더군요. 좌안은 시력도 0.8 정도로 비교적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워낙 백내장과 노안이 있던 분이라 특별한 문제 없이도 침침해 보였다 잘 보였다 할 수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을 것 같았으나 혹시나 해서 다시 왼쪽 눈을 자세히 검사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왼쪽 눈의 한가운데 망막 신경이 부어 있고 피도 조금 나 있는 것이 관찰되었습니다. 좌안에도 황반변성이 발생한 것입니다..
우안을 황반변성 진단 받은 지 1개월만에 좌안에도 문제가 생기다니… 좋은 일은 아니지만 좌안의 경우 아주 조기에 발견된 덕분에 비교적 좋은 치료 경과를 보였습니다. 수 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0.8의 시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니까요.
한 쪽 눈이 황반변성에 이환된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멀쩡했던 반대안에 황반변성이 발생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하게 됩니다.
어떤 분들은 처음부터 양안에 동시에 발생한 상태로 진단되어 양안 주사 치료를 받는 분들도 있지요.
환반변성이 멀쩡한 반대쪽 눈에도 이환될 확률은 보통 한 15~25%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황반변성의 종류에 따라 어떤 경우에는 50% 이상의 확률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반대안에 황반변성이 발생할 확률이 높을 것으로 판단되는 환자들의 경우 조금 더 자주 방문하여 양안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의사도 환자도 모두 황반변성이 이미 진단된 눈에만 관심을 집중하다 보니 반대안에 황반변성이 발생하는 것을 무심히 지나칠 수도 있습니다. 위의 환자의 경우에는 다행히 환자분이 증상을 말씀해 주신 덕분에 조기 진단이 가능했던 경우이지요.
한 쪽 눈을 황반변성으로 진단 받고 치료 받는 분들은 병이 있는 쪽뿐 아니라 반대쪽 눈에도 보이는 것에 이상이 없는지 평소에 잘 살펴보셔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