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피곤함들 중에서 제도적으로 피해가 일부의 사람에게 돌아가는 것은 너무나 많습니다. 저임금에 시달리는 노동인력이 그러하고 재개발의 현장에서 권리금을 받지 못하고 쫒겨 나는 세입자들도 그러한 경우에 해당될 것 입니다.
그런 와중에 든 한가지 생각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고자 합니다.
미국에서 살다 온 분들에게 꼭 듣게 되는 한가지가
" 구입해 온 물품의 반품이 참 쉽다. "
입니다. 쓰다가 내지는 상자만 열었다. 닫아도 반품을 하게 되면 분명히 신품이 아닌 물건이 되는데 물건을 판매한 마트 나 몰, 백화점 때로는 그 제품의 제조사 그 대상이 누구이든지 분명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입니다. 그런데 제품이 마음에 안 든다. 구체적으로는 우리집사람이 별로 란다. 바꾸어 오란다. 하면 that 's OK 라는 대답과 함께 반품을 해준다는데 놀라움을 넘어 신기할 정도 입니다. 설마... 하는 마음이지만, 뭐 그렇다니까..오해를 없애기 위해 물론 미국에서도 이를 악용하는 소비자에 대한 블로그도 있기는 합니다. ^^ http://www.psychotactics.com/blog/how- ••• funds%2F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에 선물하고 나서 교환이나 환불이 늘어난다고 하고요.
옆 그림 (Post-Christmas returns are expected to rise this year. (Credit: Getty Images)
그럼 이 비용은 누가 지불하는 것일까?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이것에 대한 비용은 물건을 바꾸어 주는 점원에게 반품이 안된다는 것을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비용인 동시에 마음에 안 드는 물건을 바꿀 수 있는 소비자의 권리에 대한 사회적 비용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우리의 경우라면 물건에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일단 혹시 안 바꾸어 줄지 모르니 일단 전투태세 가득한 표정을 짓고, 온몸에 스트레스 호르몬을 올려서 바꾸어 주지 않으면 내가 가만있지 않으리라는 목소리로 이야기 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 같습니다. 그러니 바꾸어 주어야 하는 점원도 스트레스 가득한 고객에 응대 역시 얼굴은 웃고 있지만 온갖 스트레스를 감추고 고객이 돌아간 후 어디엔가는 화풀이를 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 벌어 집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갈등의 순간에 이런 사람간의 스트레스를 겪지 않아도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물론 전혀 겪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대표적인 자동차 사고 입니다. 남자에 품격에서도 교통사고가 난 이 네 명의 남자가 누구에게 전화하네.. 이러지만, 정답은 보험회사 직원을 부르는 것으로 서로 잘잘못을 어느 정도 서로에게 납득할 만 상황으로 만들어 해결하게 되지요. 물론 지불하는 비용 모두가 우리의 주머니에서 나오지만 여러 모습으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어떤 제도를 만들고, 법을 시행하는 것으로 이러한 분쟁의 순간에 우리에 닥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 또한 고려해야 할 사항이고, 그것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 또한 우리 모두가 합의해야 할 내용들입니다.
병원에 내원하시는 환자분들 역시 그냥 오시는 분들은 없을 테니, 스트레스가 가득한 상황으로 오게 됩니다. 물론 병원에서 일하는 직원이나 의사들도 늘 활력이 넘치고 생동감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런데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병원에서의 치료가 제도적으로 환자나 의사에게 분쟁을 만드는 방향으로 만들어 진다면 모두에게 피곤함을 만들게 할 것입니다.
병원의 특성 중에 하나가 의료를 공급하는 공급자와 의료를 제공받는 수요자가 동등한 정보를 가지지 못한다는 것이 대표적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나면 아무리 물어보아도 잘 모르겠고, 설명은 한다는데 설명은 들은 바가 없고, 뭔가를 들은 것은 같은데 대체 이해가 가지 않아 의사들을 만나는 것이 가뜩이나 병에 있다는 것도 힘든데, 이해할 수 도 없는 말에 더욱 힘들어지기도 합니다.
의사들도 때로는 마찬가지 입니다. 했던 말을 또 하는 것 같고, 설명을 하고 오래 병원을 다녔는데도 무슨 병으로 다니시는지 이해 못하시는 분도 있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자신의 말만 하시는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물론 처음에는 이런 것이 더 이해가 안 가지만 서로 병원을 왔다 갔다 하다 보면 어느새 익숙해 지고, 결과적으로 좋다는 것이냐 나쁘다는 것이냐로 귀결되지요. 이런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의사와 환자분들이 만나는 시간이 길어져야 하는데 보통은 몇 시간 기다리다 몇 분을 만나고 가니, 쉽지 않은 것이 현실 입니다.
얼마 전 포괄 수가제로 의사들이 이런 저런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제도가 어떻게 의사와 환자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지 한 번 생각해 봅니다.
http://news.jtbc.co.kr/html/182/NB10129182.html
보건복지부에서 이런 뉴스를 만들어 냈습니다. 자궁 유착 방지제가 이전에는 비보험이었는데, 포괄 수가제가 되고 난 후 6만원만 지불하면 자궁유착 방지제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좋은 제도가 없습니다. 30만원을 추가로 내던 것을 6만원에 해주겠다니..
알고보니 사실은 이렇습니다. 포괄수가제 하에서는 무슨 명목으로도 환자에게 비보험 항목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 조사해 보니 평균 10명 수술당 2명에게 자궁유착방지제가 사용되었다고 합니다.그래서 10명 수술에60만원이 들던 것이 포괄수가제 하에서는 60만원을 10으로 나누어서 6만원이 든다는 선전 아닌 선전을 했다는 것인데, 수술을 받는 환자가 무료로 30만원짜리 자궁 유착 방지제를 사용하게 해주겠다면 누가 그것을 마다할까요? 보건복지부 과장님께서는 이렇게 말씀 하셨다고 하네요. 당신은 의학적으로 자궁유착 방지제를 사용하지 않으셔도 되니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라고 설명을 하라는 것입니다. 제도의 미비로 서로에게 피곤함을 넘어 피해를 주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개그콘서트의 정여사가 인기 입니다. 바꿔줘, 심해도 너어무 심해로 유머 코드를 잡고 있는 이 코너도 사실은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떼쓰기에 대한 경종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자꾸 듣다보면 우리도 어느새 정여사가 되어 말도 안 되는 떼쓰기를 하거나 바꾸어 주어야 할 순간에도 안된다고 버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째든 소비자나 공급자가 모두가 동감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를 하고 그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며 스트레스를 줄이고 행복한 사회, 믿음이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