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잘 쓰던 아이폰이 홈 버튼이 잘 안눌러지는 고장이 생겼습니다.
어차피 미국에 가 있는 아들과 facetime 하려고 구입했던 아이폰 이였습니다.
" 아들아, 엄마 아이폰 샀다... 지금 우리 face time 해 볼까?"
" 엄마, 지금 그거 꼭 해야 돼? 나 바쁜데..."
ㅠ.ㅠ
이랬던 아들도 이제 군대에 갔으니 어차피 잘 하지도 못한 facetime 때문에 고장 난 아이폰을 꼭 고집해야 할 일이 없어졌습니다.
전자상가에 있는 많은 휴대폰 매장 중 한곳에 들어갔습니다.
저(환자): 음. 이제 약정기간도 끝났고 조금 고장도 나고 해서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매장 직원(의사): 네, 그럼 쓰시는 기종이?
저(환자): 아이폰이요, 아마 최신폰 일거예요. (아이폰 S3인지 S4인지?는 잘 몰라요..) 깨끗하게 썼어요.
매장 직원(의사): 아하.. S4는 아직 2년 약정이 다 끝나지 않았으니 S3일겁니다. 지금 만일 아이폰을 새로 바꾸시려면
대기자 명단에 올려놓으시고, 아니면 갤럭시나 노트, 혹은 다른 회사 것으로 바꾸시면 됩니다. 또 LTE와 3G에서 요금제가
다 다르고, 또 요새는 약정의 개념이 아니어서 과거와 같이 기기 값이나 회사에서 대주는 보조금 제도는 요새는 없어졌으며,
또한 LTE에서는 무제한 데이터 사용의 개념이 아니면서,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은 52,000원과 62,000원에서 차이가 있고,
사용용량은 XX기기와 OO기기를 사용하는 것에 따라 매달 내는 돈이 차이가 있고 어쩌고 저쩌구....
저(환자): ??????
무슨 소리인지 솔직히 하나도 못 알아들었습니다. 점원은 열심히 기계도 보여주고 제 휴대폰이 S3인것도 확인해 주고 요금표도
보여주고 하였지만요.
일단 생각해보고 올께요 하면서 가게를 나오면서 병원에 오는 환자들이 떠올랐습니다.
의사: 어머니, 근시는요 초점이 눈앞에 맺혀서 가까운 것만 보이는 것이고요, 원시는 초점이 눈 뒤에 맺혀서 멀리도 가까이도 안보이는 것이고요,
약시는 교정시력이 정상이 아닌것 이고요
보호자: 시력은요, 만 6살이 안되었으니까 점차 좋아지지 않을까요?
의사: 그러니까 교정시력이 좋아지는 것이지. 근시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고요...어쩌구 저쩌구...
보호자: 그러니까 시력이 좋아진다고요? 아니라고요??????
그렇습니다. 제는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을 다 알아들을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핸드폰 가게의 그 직원분도 알기 쉽게 설명해주신다고 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하나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환자분들도 그렇겠구나...한번으로 다 알아들을 수 없어서 또 묻고 또 묻고, 병원을 바꾸어서 다른 곳으로 가보고, 그리고 다음에 다시 와서
또 물어보는 것이구나...
핸드폰 바꾸러 가서 느낀 큰 '깨달음'이었습니다.
어디나 익숙해지면 초보자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초보자의 마음에서 보려고 노력해 보겠습니다.
결국 휴대폰은 젋은 우리 간호사가 바꾼 그대로 뒤쫓아가서 바꿨습니다. 젊은이가 옆에서 하라는 대로요..^^;;
아 이러니 미장원에 가서 옆에 사람쫓아가서 하는 '불법 시술'이 아직도 있나 봅니다. ㅠ.ㅠ
이상 휴대폰 매장과 병원의 공통점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