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위권 우수 대학의 전통적인 진지함에다 캘리포니아 특유의 자유 분방함과 이국적인 정취가 혼합된 대학입니다. 미국의 대부분 주요 대학에 비하면 설립 역사가 짧으나, '금세기의 가장 성공한 대학'으로 묘사되고 있을 만큼, 급속한 발전을 이룩한 학교로, 여러 분야에서 우수하나 경영대학원, 법학대학원, 의학대학원과 공과대학원이 최상위권에 있습니다. 실리콘 밸리의 구글, 야후, 휴렛 팩커드, 썬 마이크로시스템즈, 씨스코 시스템즈, 또한 스포츠 의류 회사 나이키 창업자가 모두 이 학교 출신입니다. 지금까지 58명의 노벨상 수상자들이 학생이나 교수로 스탠포드 대학교를 거쳐갔으며 현재 9명의 노벨상 수상자와 11명의 미국 과학상 수상자들이 몸담고 있습니다.
스탠포드대학 안과병원은 ‘Byers Eye Institute’ 라고 해서 스탠포드 캠퍼스에서 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따로 독립해서 위치해 있으며 이곳에서 모든 외래진료 및 국소마취 수술이 이루어 지고, 스탠포드대학 캠퍼스내에 위치한 Main hospital에서는 전신마취 수술 및 응급환자의 진료만 행해지고 있습니다. 저는 임상연구는 외안부 및 각막을 담당하는 Christopher Ta 교수와 굴절교정수술을 담당하는 Edward Manche 교수와 함께 했으며 기초연구는 Daniel Palanker교수가 제 연구를 지도해 주셨습니다. Daniel Palanker교수는 원래 응용물리학과 교수이지만 안과 연구교수를 겸임하고 있으며 현재 임상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현재 Topcon에 인수된 Pascal® laser와 현재 AMO에 인수된 Optimedica Catalys® femtosecond cataract surgery system을 개발하신 분으로 현재는 femtosecond laser, 눈물샘 전기자극 임플란트 및 인공망막 임플란트 연구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저는 처음 두가지 프로젝트에 참여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ARVO(시과학 연구학회)에서 직접 발표하고 수편의 논문을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스탠포드대학은 MIT대학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공대의 뒷받침과 대학 주변이 온통 실리콘밸리 기업들로 위치한 환경 등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순수 기초의학보다는 전기, 전자공학을 이용한 실용적인 의료장비의 개발에 관한 연구를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스탠포드 대학병원은 연구시설의 면적이 임상시설 면적의 10배 이상으로 임상보다는 연구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일했던 랩은 월요일은 전체 group meeting으로 돌아가면서 자기 project 연구결과를 발표를 하고, 금요일은 개별 meeting으로 담당교수에게 실험결과를 보고하고 토론하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의합니다.
주중에는 실험담당자들은 진정한 책임감 및 주인의식을 가지고 실험을 진행시킵니다. 교수는 자세한 실험의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르고, 이는 전적으로 실험담당자들이 decison making을 해서 진행을 하고, 교수는 큰 그림만 제시해주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스탠포드 랩의 또 다른 특징은 실험실에 Lab manager가 있어서 이 사람이 모든 실험의 IRB document process를 담당해줍니다. 따라서 실험 담당자가 해당 IRB의 핵심적인 내용만 작성해 주면 나머지는 이 Lab manager가 세세한 행정적인 부분들은 모두 채워서 IRB를 통과시킵니다. 그리고 연구재료 주문 및 실험실 기구 및 사용방법 등을 모두 지도하면서 각각 프로젝트를 진행자들을 도와줍니다. 또한 연구비를 관리하는 비서는 따로 있습니다. 이렇게 모든 일들을 분업화하여 서로 협력하며 진행을 하니 각각의 실험들이 훌륭한 논문 및 의료제품의 개발로 이어지고 나아가 최고대학의 명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나라 실험은 모든 것들을 좌충우돌 본인 혼자서 해결해야만 했던 것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특징은 학교, 병원, 행정기관 등 모든 분야의 사람들의 일처리가 ‘느리지만 제대로’라는 점입니다. 일하는 속도도 느리면서 야근, 주말근무 그런 것 전혀 없으니 일처리가 정말 느립니다. 하지만 정말 정확히 확실하게 일처리를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모든 것을 ’대충 빨리빨리만’ 강조하는 것과는 달랐습니다. 또한 ‘나혼자 부자되자’ 보다는 ‘개인은 약간 못 살더라도 모두 함께 잘 살자’ 의식이 있어서 비록 세금은 많이 내지만 복지시설이 매우 훌륭한 점 등은 부러웠습니다. 그리고 틈만 나면 운동하려는 미국 사람들 때문에 gym, 테니스, 골프 및 수영 등을 이용하기가 매우 편리했습니다.
미국도 휘발유값이 올랐으며 넓은 국토면적 때문에 평균 이동거리가 우리나라보다는 훨씬 멀기 때문에 자동차 중에서도 hybrid차가 엄청 많이 보급되어 있었으며 특히 최근에는 Tesla Model S, Nissan Leaf 등의 100% 전기자동차들이 많이 보급되어 돌아다니고 있었던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미국은 이민자들에 의해서 건설된 나라이고, 아직까지도 전세계에서 이민자들이 끊임없이 유입되고 있습니다. 전세계 천재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죠. 인도, 중국 및 한국 등에서 온 천재들이 없으면 실리콘밸리가 유지되지 못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니까요. 특히 캘리포니아는 연중 쾌적한 날씨로 수많은 이민자들의 초기 정착지로 선택하는 곳이어서 정말 인종전시장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민족 사람들이 함께 모여살기 때문에 강력한 법치주의에 입각하여 모든 일에 엄격한 규제가 따릅니다. 경찰의 권위가 매우 높으며 교통벌칙금의 예를 들면 한번에 보통 20~100만원 정도입니다. 따라서 모든 시민들이 알아서 교통법규를 잘 지킵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도 stop사인이 있으면 반드시 서고, 교차로에서 꼬리물기 같은 것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미국 신용사회의 기반이 되는 것은 ‘일벌백계(一罰百戒)’ 입니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이 알아서 서로를 신뢰합니다. 새로운 학교 및 직장으로 갈 때 선임자의 ‘추천서’가 중요한 이유도 이러한 신용이 뒷받침되는 사회를 기반하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저한테 이렇게 훌륭한 연수기회를 허락해주신 김희수 총장님, 김용란 원장님 및 손용호 전임원장님과 제가 병원에 없는 동안 수고해주신 모든 직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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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안과에 관심있는 본과4학년입니다.. 선생님 이렇게 졸업후 연수는 어떤 루트로 갈수있는지 짧게라도 조언부탁드려도될까요.?
전문의가 안식년으로 가는 연수는 그렇게 까다롭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월급을 받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래도 소개가 있어야 가기가 수월한데요, 저도 제 은사님의 소개로 가게 되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