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김의 황반변성 이야기 2 - 황반변성 재발 : 양치기 소년 이야기
안녕하세요? 망막전문의 김재휘입니다.
오늘은 모두가 다 아는 양치기 소년 이야기를 한 번 해 볼까 합니다.
양치기 소년이 늑대가 오지 않았음에도 '늑대가 나타났다!!'하고 소리쳐 대는 바람에
정작 나중에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때에는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마을사람들이 도와주러 오지 않았던 이야기이지요.
황반변성을 치료하면서 병이 재발하는 것을 빨리 발견하고 치료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재발한 상태로 2~3개월 지나버리면 아무리 열심히 치료해도 이전 상태로 돌아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병의 재발을 빨리 발견하기 위해 매달 병원을 방문하여 검사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으나 이러한 방법의 경우 환자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의사에 따라 2~4개월에 1회 정도 병원을 방문하되 중간에라도 시력이 떨어지는 등 문제가 있으면 바로 병원을 방문하라고 환자를 교육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진료하던 환자 한 분은 한 쪽 눈이 황반변성으로 실명하신 분이었습니다.
남은 한 쪽 눈으로만 보면서 사시던 중 그쪽에도 황반변성이 발생하여 치료를 받으셨습니다.
다행히 초기 치료가 잘 되어 어느 정도 시력은 보전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약 3개월 간격으로 추적관찰을 하고 있는데, 어느 날 환자분이 '어두워졌다'고 하시면서 예약 날짜 이전에 방문하셨습니다.
재발을 의심하고 확인하였으나 다행히 병의 재발은 아니었습니다.
환자는 안심하고 돌아갔으나 1개월만에 다시 '최근 들어 더 어두워지고 흐리게 보인다.'며 방문하였습니다.
역시 검사 결과는 재발은 아니었습니다.
3개월 후 날짜를 잡아 드리고 환자는 귀가하셨습니다.
이후 환자는 3개월 후 정확히 날짜를 맞추어 방문하셨습니다.
시력은 원래 0.5를 보시던 분이 0.2밖에 보지 못하는 상태였으며 황반변성이 심하게 재발 해 있었습니다.
'아니, 시력이 이렇게 떨어졌는데, 빨리 오시지 왜 이제야 오셨나요...'하고 아쉬운 마음에 물어보았더니
'사실 한 1달 전부터 보이는게 많이 흐려지긴 했지만, 이전에도 올 때마다 별 문제가 없다 해서 이번에도 그런 줄 알았는데….'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시 치료를 시작하고 병은 어느 정도 안정되었지만 시력은 0.3 정도 밖에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이 눈으로만 보며 사셔야 하는 분이었기에 환자분은 많이 아쉬워 하셨습니다.
황반변성에 대해 치료를 받는 경우 조금은 힘든 점이 있다 하더라도 이상이 있을 때마다 검진을 꼭 받아 보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