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렌즈, 꼭 껴야한다면?!?!

 여러분은 혼혈렌즈라고 들어보셨나요? 최근 청소년, 20대 여성을 중심으로 많이 사용되는 컬러렌즈인데, 렌즈 테두리에 2-3가지 색을 섞은 색상을 입혀서 눈 색깔을 신비롭고 이국적으로 보이게 한다고 합니다. 아이돌 가수들이 무대나 화보에서 많이 착용해서 이름이 붙은 렌즈들도 있고 화려하게 보이고 싶은 ‘클러버’들도 애용하는 것 같습니다.

 컬러렌즈는 원래 실명되거나 녹내장 등으로 검은자가 흰색으로 변하고 시력이 거의 없는 사람들에게 미용적 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는데, 우리나라 같은 동양 여성들은 눈을 더 크고 까맣게 보이게 하기 위해 테두리 부분을 염색한 렌즈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무늬를 넣은 피어싱 렌즈, 캐릭터나 메시지를 넣는 이미지 렌즈, 다양한 색이 들어간 혼혈렌즈 등등 많은 제품이 나와있습니다.

 지난 3월 대한안광학회지에 발표된 연구논문을 보면 서울과학기술대 안경광학과 박미정 교수팀이 서울지역 여고생 319명을 조사한 결과, 52.4%가 서클렌즈 착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73%는 중학생 때, 15.6%는 초등 4∼6학년때부터 꼈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리고 2014년 대한안과학회지 논문에 따르면 2014년 국내에서 렌즈 합병증환자 499명의 실태조사 결과 이 중 컬러렌즈로 인한 합병증은 210명(42%)으로 보고되었습니다. 특히 이 연구에서는 주목할 점은 컬러렌즈로 인한 합병증환자들의 발병 평균연령이 20.6세로 다른 렌즈착용 후 합병자들에 비해 10대비율이 월등히 높았다는 점입니다. 미용컬러렌즈착용자 중 시력교정 목적이 없이 미용목적만을 위해 렌즈를 착용한 비율도 10대는 70%인데 반해 30대 이상에서는 25%에 불과하였습니다. 종합하여 보면 컬러렌즈는 다른렌즈에 비해 합병증발생률이 더 높았고 특히 10대~20대의사용비율이 다른렌즈에 비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른 렌즈에 비해 컬러 렌즈의 합병증이 많은 이유는 몇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원래 눈의 검은 동자 가장 앞부분인 각막은 유리창처럼 투명하고 일정한 두께를 유지하고 있는데 투명성 유지를 위해 각막에는 혈관이 없습니다. 대신 각막에 필요한 산소는 공기 중으로부터 직접 공급받습니다. 그런데 콘택트렌즈는 검은 동자에 붙어서 움직임이 없기 때문에 각막에 대한 산소공급을 방해하게 되고 이 때문에 렌즈 제조사들은 재질에 따라 산소투과율이 일정수준을 넘도록 하고 두께 또한 일정 비율을 유지토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컬러렌즈의 경우 진한 색상의 염료가 덧입혀지기 때문에 산소투과율이 일반 렌즈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염료 삽입을 위해 두께도 2배 가량 두껍고, 그만큼 각막에 산소결핍 가능성이 높아지며, 염료 때문에 렌즈 표면이 거칠어지기도 쉽다. 각막의 산소결핍은 각막 신생혈관증 및 윤부세포 결핍을 초래할 수 있고 감염에 취약하게 하며 거친 렌즈 표면은 세균이 더 잘 붙게 하여 감염성 각막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각막염이나 각막궤양이 발생하면 잘 치료하더라도 혼탁이 생길 가능성이 높고, 부정난시 등으로 시력저하를 가져오기도 하며 아주 심할 경우 시력을 아예 잃게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사실 안과 의사들은 컬러렌즈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담배가 기호식품인 것 컬러렌즈가 주는 미용적 효과 때문에 컬러렌즈를 꼭 껴야한다면,!?!?!?, 몇가지 주의사항은 꼭 지켜야 합니다. 우선 청소년처럼 눈의 성장이 끝나지 않은 경우에는 가급적 컬러렌즈를 착용하지 말고, 하더라고 착용시간을 하루 4시간 이내로 제한할 것. 또 눈이 건조하지 않도록 무방부제 인공눈물을 같이 사용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충혈 통증 시력저하 눈부심 등이 생길 때는 렌즈 착용을 즉시 중단하고 안과 전문의로부터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또한 렌즈를 끼고 잠을 자면 낮 동안 쌓인 세균이 렌즈와 각막 사이에서 증식할 수 있어 절대 금물임을 명심합시다. 결국 컬러렌즈는 패션 제품이 아니라 사용 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의료기기’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