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사랑하는 망막의사
안녕하세요. “음주가”를 좋아하는 망막 전문의 김주연입니다.
2017년 12월이 되고,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2018년 1월이 되고. 한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다짐과 목표를 세우는 시기가 왔네요. 연말연시 즐거운 모임들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날에 집에서 홈파티를 하기로 해서 (제가 호스트랍니다.) 손님 맞이 음식만큼이나 어떤 와인을 준비해놓을지 고민을 하는 중입니다.
식전주, 시작주로는 가볍게 화이트 와인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달고 가볍게 모스카토 또는 리즐링으로 시작하거나, 개인적으로는 단 와인을 좋아하지 않아서 향긋한 쇼비뇽 블랑으로 생각하고 있답니다.
레드 와인은 보통 3병정도 준비를 합니다. 레드블렌드, 플로랄 향이 좋은 와인, 좀 무거운 와인이나 맛이 독특한 재미있는 와인으로 골라봅니다. 스페인 포도품종인 템프라니요로 만든 와인은 적당히 산미도 있고, 과일향도 좋고, 홈파티 할 때 뿐 아니다 혼술 할 때도 종종 찾는 와인입니다. 묵직한 와인이 생각날 때는 말벡이라는 포도로 만든 와인도 가끔 구입을 한답니다. 이탈리아 와인 “Mezzacorona”는 카베르네 쇼비뇽으로 만든 와인인데 초콜렛과 바닐라 향이 돌아 매우 독특했고요, 그리스 와인 “Alphaestate”는 그리스 품종인 시노마비아로 만든 와인으로 훈연의 향이 느껴지는 재미있는 와인이라서 기억에 남네요. 디켄팅을 해서 마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그런데 시즌 와인을 검색하다 보니 “보졸레 누보”라는 와인이 눈에 띕니다.
프랑스의 대표적은 와인생산지 하면 생각나는 지역은, 보르도, 부르고뉴입니다.
부르고뉴는 위에서부터 샤블리, 코트도르, 코트 샬로네즈, 마코네, 보졸레의 다섯지역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보르도 지역은 주로 2가지 이상의 포도를 섞는 블렌딩 와인을 만드는데 비해서 부르고뉴 지역은 한 품종의 포도로 레드와인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라고 하네요.
보졸레는 부르고뉴 지역의 한 곳이며 가메(Gamay)라는 포도를 이용한 레드와인을 생산하는 곳 입니다. 부르고뉴는 피노누아가 유명한 지역인데 재배 환경이 까다로운 피노누아가 보졸레 지방에서 잘 자라지 못해서 가메로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보졸레 와인은 담자마자 마시는 “햇와인”입니다. 일반적인 레드와인은 발효, 1차 숙성, 병숙성 후 출고의 생산과정을 거치는데, 보졸레 와인은 발효 그 해 9월 초에 수확한 포도를 4~6주 숙성시킨 뒤 바로 출고를 합니다. 가메 포도 품종 특성상 바디감이 약하고 과일향이 좋지만, 타닌 성분이 적어 장기 보관하지 않고 출고 후 6개월에서 일년 이내에 마셔야 한다고 하네요.
그 맛이 궁금하니 안마셔볼 수 없겠죠? 보졸레누보를 사와서 시음을 해보았습니다. 루이자도, 보졸레 빌라주 프리뫼르 2017. 도수는 13도로 낮지 않았으나 향이 좋고, 맛도 좋고, 가볍고.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와인이네요. 시작주로 쇼비뇽블랑과 함께, 안주는 보졸레누보와 잘 어울린다는 석화를 같이 준비하기로하고 두 병을 구입했습니다.
보졸레 와인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보면, 보졸레 와인은 4등급으로 분류가 되어 있습니다. 보졸레, 보졸레 쉬페리외르, 보졸레 빌라주, 크뤼 뒤 보졸레. 시중에서 보졸레 누보라고 해서 만날 수 있는 와인은 보졸레 빌라주입니다. 보졸레 지역에서는 이전부터 갓 생산된 와인을 바로 부어 마시는 전통이 있었다고 합니다. 1951년 이 전통을 축제로 승화시켰고, 1985년 프랑스 정부에서 매년 11월 3째 목요일을 보졸레 누보 판매 개시일로 규정을 했다고 하네요. 햇와인이기 때문에 가볍게 마시는 와인이지만 마케팅에 대단히 성공을 한데다가 일본과 한국에서는 “신의 물방울” 만화에 나오면서 더 인기가 올라갔다고 합니다. 현지에서는 저렴한 가격의 와인이지만, 한국에서 구입할 때는 다소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 아쉽네요.
굉장히 고급지거나, 매우 비싸거나, 맛이 독특한 와인은 아니지만, 와인에 대해서 살짝 아는척을 가미해서 손님들과 나누기에 손색없는 파티와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시즌에 가장 맛있게 맛 볼 수 있다고 하니깐요. 여러 종류의 보졸레 누보를 사서 지인들과 같이 시음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와인과 함께 하는 멋진 홈파티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