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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반짝반짝 빛나는 (각막센터)

파리, 올해는 파리였습니다. 작년 가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렸던 학회를 추억하며 올해도 용기를 내어 파리에서 열리는 2020 ESCRS에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올해는 그나마 한 살씩 더 먹은 한국나이 7살, 3살인 오누이를 동반하기에 이번에도 직항으로 항공권을 준비했습니다. 대한항공과 코드셰어하는 에어프랑스가 저렴하고 시간대도 적당해서 처음으로 프랑스 국적기에 탑승했습니다. 이륙하면서부터 프랑스 항공이 뭔가 다른 게 느껴집니다. 저희가 탄 기종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좌석 앞 모니터에서 설정을 하면 이륙 시 조종석 시야로 보이는 풍경이 실시간으로 보입니다. 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려나가고 부웅~ 비행기가 뜨는 전면부 뷰가 보여서 신기했습니다. 좌석에 설치된 호출버튼을 누르면 금방 승무원이 웃으며 다가오는 우리나라 비행기와 달리, 프랑스 항공에서는 아무리 버튼을 눌러도 아무도 오지 않습니다. 대신에 물, 주스, 간단한 간식류, 아이스크림(!) 같은 먹거리가 중간중간 통로에 비치되어 있어서 원하면 승객이 직접 가져다 먹을 수 있습니다. 인천발 파리행 비행기에는 한국 아이스크림 메로나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비행기 간식으로 아이스크림이라니 은근히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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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간이 넘는 비행이 어찌어찌 끝나고 파리에 도착했습니다. 샤를드골 공항의 입국 절차는 비교적 간단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습니다만, 인천공항 탑승구에서 부친 저희집 꼬맹이의 유모차가 파리에서는 비규격 화물로 분류되어 따로 나와서 조금 애를 먹었습니다. 전광판에 간단히 표기가 되어있을 뿐이지, 안내하는 사람도 없고 질문을 해도 제대로 영어로 대답하는 사람도 없어서 왔다갔다 헤맸습니다. 중동에서 도착한 다른 비행기에 유모차를 부친 다른 승객이 함께 기다리다 프랑스어로 물어본 후 영어로 저희에게 말해주어 어찌어찌 유모차를 찾았습니다.

애초에 아이 둘에 캐리어 2개, 유모차까지 감당해야 하는 저희 가족은 택시를 타고 학회장 근처에 있는 에어비엔비 숙소에 갈 예정이었습니다. 미리 구글 맵으로 알아보지 택시로 30-40분 정도 거리라 부담을 덜 갖고 있었는데, 이런, 가는 날이 장날이었습니다. 파업으로 유명한 파리답게 저희가 도착하는 날 딱 메트로 파업이 있었던 겁니다. 저희가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에 숙소 호스트가 미리 메시지로 알려줘서 신문 기사 검색을 해서 읽어보았기에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공항 앞 택시 정류장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니 마음이 답답해졌습니다. 아시다시피 장거리 비행 후 아이들을 데리고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택시를 탄 이후에도 샤를드골 공항에서 파리로 향하는 도로에는 서울 출퇴근 시간 못지 않은 정체가 이어졌습니다. 결국 한 시간 반이 넘게 걸려 학회가 열리는 Parc de Versailles 근처 Vanves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작은 주방과 거실, 욕실에 침실 2개가 있는 숙소는 2층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좁은 나선형 계단으로 짐들을 다 끌어올리고 나서야 거의 24시간만에 누울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챙겨간 즉석밥과 국, 근처 마트 까르푸에서 산 바게트와 납작복숭아(한국에서는 엄청 비싼데 프랑스는 저렴한 가격으로 맘껏 먹을수 있음!!)로 저녁 식사를 마치고 네 가족이 잠들며 다소 고되었던 파리 1일차가 마무리됩니다.   

2020/01/22 10:00 2020/01/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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