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약을 넣을 때 알아 두면 좋은 10가지 팁 -2부->
지난 1부 글에 이어 계속 설명 드리겠습니다.
6. 안약이 여러 개인데 어떤 순서로 넣어야 할까?
한가지 이상의 안약을 쓰는 분이라면 누구나 이런 의문을 가져본 적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정답은 ‘관계없다.’ 입니다. 그러나, 한가지 전제 조건이 있는데요, 한가지 약을 넣은 뒤 적어도 5분이상은 간격을 둬야 한다는 것입니다. 안약이 눈에 완전히 흡수되는 것은 적어도 5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5분이 되기 전에 두번째 안약을 넣는다면 첫번째 넣은 안약이 씻겨버릴 수가 있습니다. 순서보다는 안약을 넣는 간격이 중요함을 꼭 기억해 주세요.
7. 안약은 다 똑 같은 거 아닌가요?
가끔 진료실에 환자분이 찾아오셔서 “최근에 눈이 좀 가려워서 집에 있던 안약을 넣고 왔다.” 라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무슨 약이었는데요?” 라고 여쭤보면, “그냥 물약있자나 왜…” 라고 답하실 때가 의외로 많습니다. 맞습니다. 안약은 다 물약이고 사실 대부분 비슷하게 생겼죠. 그러나, 안약 마다 다 용도가 다르고, 넣는 횟수도 다르며, 보관방법도 다릅니다. 따라서 용도의 구분 없이 그냥 집에 있는 안약을 아무거나 눈에 넣으시면 안됩니다. 한가지 웃지못할 실제 사례가 떠오르는 군요. 예전에 전공의 시절 한 환자분이 응급실에 찾아오셨는데, 눈이 따가워서 안약을 넣었더니 눈이 오히려 너무 아프다고 하시는 겁니다. 그래서 “무슨 약이었는데요?” 라고 묻자 주머니에서 약병을 하나 꺼내 보여주셨는데, 맙소사… ‘순간접착제’ 였습니다. 사실, 순간접착제도 ‘물약’처럼 생겼기 때문에 주의없이 그냥 보면 안약과 충분히 헷갈릴 수가 있습니다. 다시 강조 드리자면 안약은 다 똑 같은 게 아닙니다. 반드시 무슨 약인지 확인하고 넣어야 합니다.
8. 안약 한 병을 개봉한 뒤, 얼마까지 써도 되는 것일까?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요즘들어 눈이 간질간질 해서 안약을 집에서 찾아서 넣었다고 하시며 안약을 보여주시길래, “이 약은 언제 받으셨어요?” 라고 여쭤보니 “글쎄 한 몇 년 됐나….” 하시더군요. 우리가 식재료에 유통기한이 있듯이, 안약에도 저마다 사용기한이 있습니다. 안약을 개봉하지 않았더라도 사용 기한이 지난 약은 넣지 않는 게 좋습니다. 혹시나 잘 모르고 한두번 점안했다고 해서 크게 문제가 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약이 변질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기한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만일, 기한이 충분이 남았더라도, 이미 약을 개봉한 상태라면, 개봉한 시점으로부터 한달에서 한달 반 이상 지났다면 그 약은 아까워하지 마시고 버리셔야 합니다. 안약에는 약이 균에 의해 오염되지 않게끔 ‘보존제’가 첨가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약품이 처리되어 있다 하더라도, 개봉을 한 뒤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안약이 오염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오래된 약은 가차없이 휴지통에 버리셔야 합니다.
9. 일회용 튜브로 된 안약이 좋을까, 병으로 된 안약이 좋을까?
최근에 인공눈물약 뿐만 아니라, 녹내장 약물, 항생제, 소염제 등 다양한 안약이 1회용 제제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던 병에 담긴 안약은 대부분 위에서 언급한대로 약의 오염을 막기 위해 ‘보존제’가 첨가되어 있는데, ‘보존제’에 장기가 노출될 경우 그에 의한 부작용이 생길 수가 있고,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오염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보존제를 빼고 대신 한번 쓰고 버릴 수 있도록 조그마한 튜브에 담은 안약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둘 중에 뭐가 더 좋을까요? 사실, 이 질문에는 명확하게 한가지 답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 이론적으로는 1회용 안약이 안전하고, 또한 부작용이 더 적은 제제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보존제’에 들어가 있는 성분 중에는 약물의 침투를 높여주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마냥 나쁘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대체로 1회용 안약의 값이 상대적으로 좀 더 비싸며, 경우에 따라서는 냉장보관을 해야 하는 약제도 있어 보관 및 휴대시 불편해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어떤 제제가 더 좋은가 보다도 내 눈의 상태나 내 생활 패턴이 어떠한가에 따라 무엇이 더 적합한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10. 콘택트렌즈를 낀 채로 안약을 넣어도 되나요?
이 질문 역시 빈번하게 물어보시는 주제인데요, 이에 대한 대답은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약제에 따라 렌즈를 착용한 상태로도 넣을 수 있는 안약이 있지만, 렌즈 착용 상태로 안약을 넣을 경우 렌즈 안쪽에 약 성분이 침착되어 그에 의해 충혈이 생기거나 불편감이 유발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대체로 일회용 눈물약의 경우 렌즈를 낀 상태로 점안 해도 큰 문제가 없으나, 스테로이드 성분의 항염증 안약 같은 경우는 렌즈를 낀 상태에서 점안시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안과 의사에게 렌즈착용 상태로 넣을 수 있는 안약인지 확인을 받는 것이 가장 좋지만, 만약 그럴 수가 없다면, 안약을 점안 한 뒤 약 10분 정도 후에 렌즈를 착용하시면 됩니다. 10~15분 정도의 간격을 유지할 경우 안약이 충분히 흡수된 후이기 때문에 렌즈 착용에 의한 영향이 적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총 1,2부에 걸쳐 안약 사용시 알아 두면 좋은 팁 10가지를 알아봤습니다. 그 외에도 안약과 관련하여 언급할 이야기는 아주 많이 있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환자분들이 궁금해하실 내용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