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Filed under 세렌디피티 (녹내장센터)

<각막두께검사가 녹내장에서 중요한 이유>

안녕하세요?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전문의 정재근입니다.

안압(눈의 압력) 수치는 녹내장 환자의 진단이나 경과를 추적하는데 아주 중요한 지표입니다. 현재까지의 녹내장 치료는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거의 모든 치료가 ‘안압을 낮추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안압을 측정하고, 환자의 상태를 판단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중심각막두께 (central corneal thickness) 입니다.

각막은 우리가 흔히 검은 동자라고 부르는 우리 눈에 가장 앞쪽에 위치하고 있는 투명한 조직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리가 안압을 측정할 때(눈에 직접 접촉하지 않는 공기안압계를 사용하든, 아니면 눈에 직접 접촉하는 접촉식안압계를 사용하든지 간에) 이 각막을 통해 측정하게 되는데, 안압 수치는 안압계에 의해 각막이 일정한 면적으로 눌리는데 필요한 힘(F)을 공식으로 환산해서 구하게 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의 그림에서 설명하고 있듯이, 안압계가 각막을 누르는 힘(F)은 반대편에서 가해지는 힘(안압=IOP)이 클수록 많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똑같은 면적을 누르는데 필요한 힘(F)이 클수록 안압(IOP)이 높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중요한 요소가 또 있습니다. 바로 각막의 두께입니다. 안압 뿐만 아니라 각막이 두껍거나, 얇은 것도 각막이 눌리는데 필요한 힘에 영향을 주게 되기 때문이지요.

각막이 두꺼운 환자의 경우 실제 시신경에 가해지는 눈속의 압력에 비해 각막을 통한 압력이 높게 측정되는 오류가 생길 수가 있고, 반대로 각막이 얇은 경우 각막을 통해 측정한 안압은 낮더라도 실제로 시신경에 가해지는 압력은 측정한 수치보다 더 높은 압력이 가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각막이 두꺼울수록 실제보다 안압이 높게 측정되고, 각막이 얇을수록 실제보다 안압이 낮게 측정되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안압을 측정하고 그 수치를 해석할 때는 반드시 환자의 각막두께가 상대적으로 두꺼운지 얇은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합니다.

<각막이 얇은 경우>

보통 중심각막두께 530um 정도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되는데, 만약에 각막이 445um정도로 얇은 환자가 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 환자의 안압을 안압계로 측정했을 때의 안압 수치가 15mmHg라고 한다면, 이 15라는 숫자를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되며, 각막두께를 보정하여 재해석해야 합니다. 각막두께를 보정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소개되고 있으나 아직 표준화된 방법은 없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환자의 상태를 파악할 때 대략적인 추정치를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의 표는 각막두께를 보정하는 여러 방법중의 한 예시일 뿐이나, 위의 표를 적용해서 각막두께가 445um이고 안압이 15mmHg인 환자의 실제 안압을 추정해보면 15+7=22 즉, 22mmHg 정도의 안압인 것으로 계산됩니다. 이 환자는 실제는 안압이 높은 환자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특히, 라식이나 라섹 등 굴절교정수술을 받을 경우 각막을 깎아내기 때문에 대체로 환자의 각막이 얇아지는데, 이런 경우 측정된 안압 수치만 보고 각막두께에 대해 고려하지 않으면 안압이 많이 높은 환자임에도 안압이 낮다고 잘못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각막이 두꺼운 경우>

반대로 각막이 두꺼운 경우는 실제 안압에 비해 측정된 안압 수치가 ‘과대평가’ 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합니다. 실제로, 건강검진에서 안압이 높아 녹내장 검진을 받은 분들 중에는 측정된 안압이 높지만 각막이 두꺼운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각막두께가 635um로 두꺼운 환자가 안압이 25mmHg로 측정되었다고 한다면, 위의 표를 참고해보면 이 환자의 실제 안압은 25-6=19mmHg 정도로 추정해 볼 수 있으며, 이런 경우 시신경의 이상이 동반되지 않았다면 문제가 없는 안압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적용한 표는 각막두께를 보정하여 안압을 추정하는 여러가지 방법 중의 하나일 뿐이며, 개개인의 특성이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예시정도로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최근에는 단순히 각막두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와 더불어, 각막이력 (corneal hysteresis)으로 대표되는 각막의 생역학적 성질을 고려해 안압을 보정하고 이러한 각막보정안압이 보다 더 환자의 경과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각막이력을 측정하고 이를 보정한 안압을 얻는 것은 ORA (ocular response analyzer)라는 특수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적용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물론, 각막두께를 측정하는 것 역시 pachymetry 등 특정 장비가 있어야 가능하나, 상대적으로 보급이 많이 되어 있는 상황이라 보다 쉽게 접할 수가 있습니다.

이제까지 중심각막두께의 측정과 이를 안압 수치에 반영하는 것이 왜 중요한 것인지 표와 함께 예를 들어 설명드렸습니다 글을 읽으신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9/01/31 11:44 2019/01/31 11:44
Powered by Textcube 1.10.8 : : Tempo primo
Persona skin designed by inureyes, bada edited by LonnieNa, ba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