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김의 황반변성 이야기 15 – 교회 열심히 다니는 환자가 치료 성적이 좋다?
안녕하세요? 망막전문의 김재휘입니다.
오늘은 황반변성 환자를 치료하면서 느끼는 특이한 경향을 하나 소개해 볼까 합니다.
많은 환자들을 오랫동안 진료하다 보면… 환자들이 어떻게 생활하시는지, 종교는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환자분들 중 교회를 열심히 다니시는 분들의 장기 치료 결과가 좋은 경우를 종종 경험하게 됩니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연관성이 있어 보입니다.
열심히 종교활동을 하는 것과 황반변성 치료 성적 간에 왜 이런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요?
정답은 예상 외로 간단합니다.
‘교회를 열심히 다니시는 분들은 집에서 성경책을 열심히 보시거든요.’
동일한 크기의 매우 익숙한 글씨체를 매일 매일 반복적으로 보다 보면 글씨가 이전과 다르게 휘어져 보이거나 흐리게 보이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특히 성경책의 경우 글씨가 작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됩니다.
‘지난 주까지는 성경책을 잘 읽었는데, 며칠 전부터 계속 흐리게 보여요. 재발한 것 아닌가요?’하고 말씀하시며 병원을 방문하시는 환자분들 중 상당 수가 실제 재발한 경우였습니다.
재발을 빨리 알아차리고 바로 치료를 받으시기 때문에 그만큼 망막 신경의 손상을 줄이게 되고, 결국 치료 결과의 호전으로 이어지는 것이지요.
현재까지 황반변성의 재발을 자가진단 하기 위한 많은 방법들이 개발되어 있지만 각자 장단점이 있습니다.
집에서 비교적 쉽게 자가 진단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한쪽 눈씩 가린 후 신문이나 책의 글씨를 읽어 보는 것이지요.
특정 신문을 장기적으로 구독하는 경우 신문의 글씨체와 글씨 크기가 익숙하기 때문에 특히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