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김의 황반변성 이야기 16 – 황반변성 진단 : 동네안과에서 오진한 것 같아요!!
안녕하세요? 망막전문의 김재휘입니다.
‘집 앞에 있는 안과에서 황반변성인 것 같다고 들었는데 대학병원을 갔더니, 교수님이 황반변성이 아니라 무슨 막이 끼었다고 하네요. 동네안과에서 오진한 것 아닌가요?’
얼마 전 진료했던 50대 환자분은 동네안과와 대학병원 안과의 진단이 서로 다르자 불안한 마음에 다시 확인을 하기 위해 김안과병원을 찾으셨습니다.
눈 속을 보니 망막 앞에 막이 있고 주변으로 망막 색소가 약간 변화된 부분도 관찰되었습니다. 진단명은 정확하게는 망막 앞에 막이 있는 ‘망막전막’이 맞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태를 ‘황반이 변성된 상태’라 부른다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닙니다.
‘황반변성’이라는 말이 가지는 애매한 의미 때문에 종종 약간의 오해를 불러 일으키곤 합니다.
‘황반변성’이라는 말은 예전부터 한글 혹은 한자로 있었던 말이 아니라 ‘Macular degeneration’이라는 영어 진단명을 그대로 풀어 쓴 말입니다. 우리말로 ‘변성되었다.’는 아주 광범위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떤 원인에서든 물질의 성질이 변화한 것을 모두 ‘변성되었다’고 쓰고 있지요.
<네이버 국어사전에 나오는 ‘변성’의 의미입니다.>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YBM 사전에 나오는 ‘degeneration’의 의미입니다>
따라서 ‘황반이 변성되었다’고 한다면 어떤 원인에서든 ‘황반부 신경의 성질이 변하였다.’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macular degeneration’은 몇몇 특정 질환 군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위 환자분이 진단 받은 ‘망막전막’의 경우 정확한 의학적 정의로는 ‘황반변성’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황반 부위 망막 앞에 막이 생기면서 아래 신경이 손상되고 변성되는 성질을 가지기 때문에 넓게 보아서 ‘황반이 변성되었다.’고 환자에게 설명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의사들은 환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망막전막’ 같은 익숙하지 않은 병명 보다는 환자들에게 보다 익숙한 ‘황반변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 진단명이 조금 다르다고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어떤 의미이든 ‘황반변성’이라는 말은 신경의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정밀 검사를 받아 보셔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