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김의 황반변성 이야기 19 – 황반변성 진단 : 자식들의 역할도 중요하답니다.
안녕하세요? 망막전문의 김재휘입니다.
제가 몇 개월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눈 검진을 하고 있는 80대 노인 환자 한 분이 있으십니다.
항상 따님이랑 같이 오시는 분이신데 1년 쯤 전에 양안의 황반변성으로 진단받았습니다.
혼자 사시는 여성 분이셨는데, 양안 시력이 서서히 저하되었으나 본인은 크게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지내셨다고 하더군요. 한 번씩 들리던 따님이 같이 식사를 하다 반찬을 제대로 구별 못 하는 것을 보고 김안과병원을 방문하여 황반변성을 진단받았습니다.
진단 당시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로 심하게 양안 망막 신경이 손상된 상태였습니다.
일단 주사 치료를 몇 회 진행하였으나 호전이 없어 현재는 추가 주사는 하지 않고 눈 영양제만 드시면서 경과만 관찰하기로 하였습니다. 혹시 신경이 심하게 붓거나 하는 경우 다시 주사 치료를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문 손잡이 위치도 잘 못 찾으세요.. 걱정이 되어서 간병인을 따로 두고도 제가 매일 들여다 봐야 한답니다.. 그래도 추가 주사가 필요 없다는 것은 좋은 거네요… 엄마가 주사 맞는 것 정말 무서워 하셨는데…’
한숨을 쉬시던 보호자 분은 환자를 모시고 진료실 밖으로 나가셨습니다.
황반변성은 전형적으로 60세 이상의 노인들에서 주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특히, 70세 이상의 혼자 사시는 노인 분들의 경우 황반변성이 발생하여 시력이 떨어져도 잘 느끼지 못하시거나 ‘늙어서 그렇겠거니…’하고 그냥 넘기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식들이 의료인이 아닌 경우 노인분들에게서 얼마나 많은 병이 생길 수 있는지 경각심을 가지고 있기 어렵습니다.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부모님은 지금까지 건강하게 지내셨으니 앞으로도 그저 건강하시려니… 하고 편하게 생각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행히 요즘은 각종 건강검진이 보편화 되어 있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경우도 상당수 있습니다.
그러나 1년에 1회의 건강검진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황반변성 또한 그런 질환이지요.
만약 부모님이 60세 이상이시라면 특별한 문제가 없더라도 6개월에 1회 정도는 근처 안과에서 정기적으로 눈 검사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가끔 찾아 뵐 때,
TV는 잘 보이세요?
신문 읽는 데는 문제 없으세요?
양쪽 눈 중에 한쪽이 어둡게 보이거나 하지는 않으세요?
하고 한 번씩 구체적으로 물어보시는 것도 필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