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에서 보는 얼굴신경마비 1
“구안와사 (口眼臥斜)” 라고도 불리는 얼굴(안면)신경마비는 찬바람병이라고도 하며, 찬공기에 갑자기 노출될 때 발병이 많고, 바람, 기온, 습도 변화가 심할 때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흔히들 “추운 데서 자면 얼굴 돌아간다” 라고 하는 병입니다.
얼굴신경마비 증상은 수시간 또는 수일 내에 나타나며 대개 한쪽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얼굴의 이상 감각이나 눈의 비대칭과 입술 모양의 비뚤어짐으로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눈이 감기지 않으며, 마비된 쪽의 입이 내려가고,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을 때 마비된 쪽으로 새게 됩니다. 이러한 얼굴신경마비의 증상이 나타났을 경우에는 얼굴신경마비가 뇌쪽 문제에서 생긴 것인지, 얼굴쪽 신경 말단부에서 생긴 문제인지 알 수 없으므로 대부분 먼저 신경과를 가서 정밀검사를 하게 됩니다.
(tip. 얼굴신경마비 증상이 왔는데, 눈썹을 올려 이마에 주름이 잡힌다면 뇌쪽 문제일 가능성이 큽니다. 신경말단부에서 생긴 경우의 대부분은 눈썹을 올려도 이마에 주름이 잡히지 않습니다)
뇌쪽이 아닌 얼굴쪽 신경 말단부에서 생긴 마비라면 가장 흔한 형태는 벨(Bell) 마비입니다. 얼굴신경마비 중 50% 이상에서는 원인이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이것을 일반적으로 벨마비라고 합니다. 벨마비는 다른 모든 원인 질환이 배제된 경우에만 진단할 수 있고 2주안에 최대한으로 진행되고, 대부분 환자에서는 3주 이내에 저절로 호전되기 시작하여 6개월에 걸쳐 서서히 회복됩니다.
얼굴신경마비 환자분의 대부분은 초기 신경과 치료에만 집중하게 되는데, 이 때 안과적으로 합병증이 방치될 수 있으므로 신경과 진료 뿐 아니라 안과 진료도 같이 병행하여야 합니다. 얼굴신경마비와 관련된 안과적 증상은 각막노출, 불완전 눈깜박임, 토끼눈, 아래눈꺼풀겉말림, 눈썹처짐 등이며 증상의 심한 정도는 마비 정도와 환자의 연령에 좌우됩니다. 마비가 심할수록 증상이 심하며 연령이 높을수록 눈썹 처짐, 눈꺼풀 겉말림의 정도가 심하게 됩니다. 눈이 덜 감겨서 각막 노출이 되게 되면 각막염등의 치명적인 합병증이 올 수 있으므로 미리 안약 및 안연고를 사용하여 합병증 발생을 예방하여야 합니다. 또한 요즘처럼 외모에 관심이 많은 시기에는, 사람들이 안면부의 외모 변화에 대해 조기 성형 수술 등이 가능한지 문의해 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얼굴신경마비의 경우 위에 언급한대로 6개월 이상에 걸쳐 서서히 회복되므로 수술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 1년 정도는 경과를 보면서 얼굴의 최종 모습을 보고 수술을 신중히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