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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세렌디피티 (녹내장센터)

일본 녹내장 학회(Glaucoma Summer Camp)를 다녀와서

안녕하세요. 김안과병원 녹내장 전문의 황영훈입니다. 저는 2014년 7월 24-25일에 일본 녹내장 학회인 Glaucoma Summer Camp (GSC)에 다녀왔습니다. GSC는 일본에서 녹내장을 전공하는 안과 선생님들이 영어로 자신의 연구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자리로 이름이 Camp지만 실제로는 18명의 board member와 60명의 member가 있는 학회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2014년에는 6명의 선생님들이 새로운 member로 가입했습니다. 일본 녹내장학회 회원이 1,000명을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회원이 100명을 넘지 않는 GSC는 일본 녹내장 전공 안과 의사 중에서도 10% 이내의 핵심인물들의 모임인 셈입니다. 때문에 일본 선생님들은 GSC에서 발표하고, 그 중 최고 발표자에게 수여하는 Young Investigator Award를 받는 것을 상당히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올해는 9회 GSC로, Shizuoka의 Nippondaira hotel에서 개최되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젊은 선생님들이 주축이 되어 영어로 자신의 연구를 발표하는 English Glaucoma Academy (EGA)가 2011년부터 해마다 열리는데, 저는 2013년 한국 EGA Best Presentation Awardee의 자격으로 올해 일본 GSC에 초청 받아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제가 생각해도 외국에 살아본 적도 없고, 외국 사람 만나본 적도 없고, 영어 학원 다녀본 적도 없는 제가 어떻게 영어 발표에서 상을 받게 되었는지 신기합니다. 어찌하다 보니 제가 한국 EGA awardee 자격으로 일본 GSC에 참석하는 첫 사례가 되어서 학회장에서 만나는 선생님들마다 ‘그래, 네가 한국 EGA awardee냐. 내일 발표 기대하겠다’고 하셔서 짜릿한 긴장감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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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013년 EGA에서 발표하는 모습입니다.



 2014년 일본 GSC 발표는 Basic science (4 연제), Clinical science (2 연제), Genetics (2 연제), Structure & Function (3연제)의 4 session으로 나누어서 진행되었습니다. 한국 EGA보다 연제 수가 적은 대신 발표 시간이 더 길고(15~30분) 토론자가 3~5명으로 더 많이 배정되어 있었습니다. 각 session에 배당된 연제 수를 보면 역시 일본 선생님들이 기초실험 연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엿볼 수 있습니다. Basic science에서는 영국 Cambridge 대학의 Keith Martin이 녹내장의 줄기세포 치료에 대해서 발표하고, 일본 선생님들이 시신경보호, 결막상처치유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Clinical science에서는 일본 선생님들의 안혈류, 안약점안에 대한 연구발표가 있었고, Genetics에서는 싱가폴의 Tin Aung이 폐쇄각녹내장의 유전자 분석에 대해서, 일본 선생님이 거짓비늘녹내장의 유전자 분석에 대해서 발표했습니다. Structure & Function에서는 분당서울대병원 김태우 선생님의 사상판 분석에 대한 강의, 일본 선생님의 시야진행 분석 연구발표, 그리고 마지막에 제 발표가 있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이번 자리가 일본 선생님들 앞에서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나름 고심한 끝에 제가 발표했던 OCT를 이용한 망막신경섬유층 분석과 관련된 논문들 중 몇 편의 결과를 ‘Tips and Pitfalls of Glaucoma Evaluation Using OCT’라는 제목으로 그림 위주의 리뷰논문처럼 정리해서 발표했습니다. 발표 후 5명의 미리 지정된 토론자가 단상에 나와서 질문을 했는데 질문 내용이 충분히 공감할 만한 것들이라 다행히 별 탈 없이 잘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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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위) Nippondaira hotel에서 바라본 Shizuoka의 모습. Shizuoka는 후지산이 바라 보이는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곳으로 녹차, 딸기, 벚꽃새우가 유명하다고 합니다. (아래) 학회 발표 모습. 제일 왼쪽에 황영훈, 가운데 5명의 토론자, 오른쪽에 2명의 좌장(Hidenobu Tanihara & Masaru Inatani)이 있습니다.

 

이번 학회의 가장 즐거웠던 점은 그간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던 여러 일본의 대가 선생님들과 조금이나마 가까워진 것입니다. 평소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 혼자 어색할 까봐 걱정했는데 다들 너무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황송했습니다. 특히 첫째 날 저녁식사가 따로 정해진 자리 없이 큰 방에서 다 함께 서서 먹는 형식이라 자연스럽게 여러 선생님들과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해외 학회에 갈 때마다 다른 환경, 생각을 가진 사람들 틈에서 ‘Where am I?’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세상엔 ‘대가’가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굳이 그들을 따라잡고, 그들과 경쟁하기 보다는 ‘그냥 재미나서 연구하는 사람’ 입장에서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제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다 보면 이번처럼 외국 선생님들 앞에서 발표할 기회도 생기고, 많이 배우게 되고, 그렇게 얻은 크고 작은 깨달음을 환자에게 더 베풀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한국 EGA와 일본의 GSC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서 여러 선생님들의 연구에 좋은 자극이 되어주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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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첫째 날 저녁식사 모임. (위) Keith Martin 부부와 함께. (가운데) Tetsuya Yamamoto 선생님과 함께. (아래) Makoto Araie 선생님과 함께. 무대에서 인사말 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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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과 베토벤을 사랑하는 안과의사
2014/12/08 14:41 2014/12/0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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