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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아이조아 (사시소아안과)

왜 안과에서는 안경을 쓴 시력을 잴까요?

안녕하세요? 김안과병원 사시소아센터 김대희입니다. 오늘은 왜 안과에서는 안경 쓴 시력(교정시력)을 재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외래에서 만나는 환자분들께서 많이 궁금해하시는 부분이 안경을 벗은 시력(나안시력)입니다. 하지만 안과에서는 안경을 쓴 시력만 측정을 하죠. 환자분들은 안경을 벗은 시력이 본래 자기 시력이라고 생각하고 안과에서는 안경을 쓴 시력을 환자 고유의 시력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인식의 차이가 생기는 이유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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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이라는 것은 한 점과 다른 한 점이 떨어져 있을 때, 이 점들이 떨어진 정도를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즉, 이미지의 해상력을 어느 정도까지 인식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죠. 하지만, 여러가지 안과적인 질환이 동반되게 되면 시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안과에서는 이런 시력저하를 안과적인 질환의 소견으로 보기 때문에 시력을 매우 중요한 지표로 생각합니다. 즉, 시력저하가 있으면 안과적인 질환이 있는 것 혹은 새로 생긴 것이고, 안과적인 질환이 없으면 시력이 잘 나와야 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러한 관계를 무너뜨리는 한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굴절이상입니다.

굴절이상은 안과적인 이상이 맞기는 하지만, 안경을 쓰면 바로 호전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심각한 안과적인 질환은 아닌 것이죠. 안경을 쓰지 않은 상태에서 근시를 가지고 있다면, 다른 질환이 없음에도 근시의 정도에 따라 0.1도 나올 수 있고, 0.4도 나올 수 있고, 0.8 ~ 0.9 시력도 나올 수 있습니다. 안과에서 시력을 측정하는 이유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안과적인 질환이 있는지 빨리 알아내기 위한 것인데, 안경을 쓰지 않은 시력을 측정하면 이러한 목표가 달성되지 못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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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절이상의 변화가 심한 아이들 부모님들은 안경 벗은 시력의 변화로 우리 아이 눈이 얼마나 빨리 나빠지는지를 추정하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번 안과 왔을 때 나안시력이 0.8이었는데, 이번에 왔더니 나안시력이 0.5가 되었다면 갑자기 시력이 떨어졌다고 걱정하시는 것이죠. 물론 시력이 떨어진 것은 맞지만 굴절이상의 변화가 심한지를 반영하는 지표는 아닐 수 있습니다. 굴절이상 변화의 정도는 안경 돗수가 얼마나 변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인 데, 안경 돗수의 변화 정도와 나안시력의 변화 정도는 비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0.8에서 0.5로 떨어진 것이 0.3의 변화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안경 돗수로는 큰 차이가 아닐 수 있고, 근시가 심한 경우 0.2에서 0.1로 떨어지는 변화가 0.1 차이 밖에 안되어 보이지만 0.8에서 0.5로 떨어지는 경우보다 실제로는 안경 돗수에는 더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환자분들이 안경 벗은 시력을 궁금해하는 것은 아무 도움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내 몸의 능력이 어떤 지 확인하고 싶은 것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적절한 안경을 착용하지 않은 시력을 측정하는 것은, 안과에서 시력이상을 진단하는데 혼란을 일으키기 쉽습니다. 물론, 목적에 따라 나안시력을 재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굴절교정수술(라식, 라섹 등)을 한 경우이죠. 이러한 경우는 나안시력의 호전을 위해 수술을 한 것이기 때문에 나안시력을 측정합니다. 목적에 따라 여러가지 방법으로 시력을 측정할 수 있지만, 원칙적으로는 교정시력이 나의 눈 건강을 반영한다는 점을 이해하시면 안과 진료의 이해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2020/03/16 10:19 2020/03/1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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