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의 생활은 연구 책임자이자 제 보스였던 한국계 주디 킴 선생님께서 워낙 잘 해 주셔서 처음부터 큰 어려움 없이 적응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특히 같은 연구소에 계신 라정태 선생님과 매일 같이 있으면서 점심 도시락도 같이 먹고, 얘기도 많이 했습니다. 덕분에 비록 일년간 영어 공부 하는 데는 정말 큰 악재(?) 였지만 하나에서 열까지 잘 챙겨 주셔서 이 글을 통해 주디 킴 선생님과 라정태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AO lab에서 나정태선생님과
잠깐 병원 이야길 해드리겠습니다.
제가 있었던 곳은 안과병원에 소속되어 있는 안영상 연구소였습니다. 안과병원 건물의 8층을 통틀어 사용하고 있는데 박사 후 과정을 하고 있는 여러 연구원들과, 박사과정 연구원, 대학원생 등 30명쯤 되는 (저를 포함해서) 연구원들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안과 전반적인 영상 검사와 관계된 것들을 연구하는 곳으로 주로 망막 검사에 관계된 것이 많습니다. 일반 환자들은 아래층 안과 진료실에 있는 검사실에서 주로 사진을 찍고 특별히 스터디가 필요한 경우에만 이곳 안영상 연구소에 올려서 찍습니다. 여기 검사기구들은 Adaptive Optics 를 비솟해서 자체 제작한 것들이 많습니다. 그러므로 사진을 찍고 나서 보려면 기존의 상업화된 회사에서 나오는 검사기구들은 바로 결과를 보여주는데 반해 일일이 프로그래밍 수작업을 통해야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했던 일은 크게 두 가지 입니다.
첫째는 제 보스인 주디 선생님 환자들 올려서 Adaptive optics 를 찍으면 이것을 프로세싱 하는 작업입니다.
그 다음이 맥락막 두께를 측적해서 정상치 데이트를 만드는 작업인데 이게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었습니다. 시간도 많이 필요하였고 힘들었지만 무사히 500여명의 데이터 작업을 마쳐 이것으로 미국 시과학 연구회(ARVO) 에도 발표하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몇 편의 논문을 적을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만막질환과 백내장수술" 이라는 새로 출판되는 책의 황반원공파트와 망막전막 파트를 주디 선생님 지도하에 적을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이 때문에 몇 달간 놀러 가지도 못하고 가족에게 미안했지만 올 연말에 미국에서 출판되는 책에 저자로 이름이 실리게 되는 기쁨도 있었습니다.
병원일 이외에는 주로 가족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고 초등학교 5학년인 딸 아이를 등, 하교 시키면서 아빠로서의 기쁨도 많이 느꼈습니다. 주말이면 교회분들과 동네 피크닉 파크에 가서 바베큐 해먹으며 많은 이야기도 나누고 한국에서 맛보지 못했던 여유로운 미국생활을 즐겼던 것 같습니다. 연수하는 일년동안 분기별로 여행을 가겠다고 계획을 잡고 4번 정도 미국 국내여행을 했으며 그 중에서도 난생 처음 3000마일 (약 5000km) 이나 되는 길을 운전해서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갔었던 기억이 제일 많이 납니다.
뒤돌아 보면 정말 일년이라는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고 사진과 더불어 그리운 추억만 남았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것이 아이에게는 정말로 행복해 보였습니다. 계속 여유로운 학교생활을 시켜주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들어서 애랑 아내랑 미국에 남겨놓고 올 생각도 했지만, 그래도 달랑 세 가족 밖에 없는데 같이 있어야 된다는 생각에 아이를 한국으로 데려온게 제일 미안합니다.
비교적 한적하고 한국 분들이 적어서 무료하고 지겨울 수도 있지만 그래도 가장 미국 현지인들의 생활과 비슷한 체험을 하고 올 수 있었던 연수 장소라 생각하고 앞으로도 저와 같은 기회로 미국에 가실 분들께도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Comments List
우리나라도 살기 좋은 나라랍니다.
항상 위를 보면 한이 없고
아래를 보면 감사한 마음이 절로 생기니까요.
요새 태어난 아이들이 성인이 될때 지구상에서 좋은 나라의 19위에 우리나라가 올라갔다는 기사가 있었어요
교육열이 대단해서 만들어낸 작은 기적일테니
너무 놀고 있는 미국학교 부러워하지 맙시다 !!!!! (안쓰럽기는 해요...진짜 )